얼마 전에 모친의 칠순잔치가 있었다. 잔치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동생들과 상의하여 하기로 했었고, 지나고 나서 DVD를 보니 해드리기를 잘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어머님의 감격의 눈물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날은 몰랐었다. 나중에 DVD를 보니 두 번의 눈시울이 붉어지시는 모습이 보였다. 자식 도리를 모처럼 한듯하여 자위감이 생기기도 하였다.
여자들이 눈물이 많다지만, 우리 어머님은 유난히 많으신 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가진 것 없이 칠십 인생을 살아오셨고 지금도 풍족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것이 자책하는 나의 유추다. 나도 가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연신 닦아낼 때가 있다. 어머님의 유전자 때문인 듯하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버님의 酒酊이 있을 때 남몰래 뒤돌아 속상해 하시며 우셨고, 내 어릴 때 아버님이 타향으로 돈벌러 가셨는데 대동회 때 장리쌀을 갚으라는 독촉에 어찌할 수 없는 모습으로 우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 어릴 때 세 들어 살던 집 주인할머니의 극성에 괴로워 우시기도 하셨다. 우리 오남매가 커가면서 필요한 학비 등을 제때에 조달하지 못하시어 또 우셨으리라. 한 때는 집안 살림이 무척 어려울 때 여름이면 고향의 강 건너 백사장에서 찐 옥수수 행상도 하셨고, 겨울이면 신륵사로 두부행상도 하셨다. 행상의 발 품팔이 하시는 동안 설움의 눈물이 앞을 가렸음은 자명하다. 비록 나만의 생각이지만.
그렇게 이십대부터 흘려 오시던 눈물이었고, 내가 자라서는 가끔 어머님 속을 뒤집어 놓아 울기도 하셨는데, 이번에는 정말 보기 좋고 가슴 뭉클함이 새어나왔으니 앞으로도 그러한 눈물만 흘리시게 해드려야겠다.
감동의 연속극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흘리는 눈물이 카타르시스가 되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단다. 그러한 눈물을 많이 흘리시게 해 드리리라. 이번과 같은 母親流淚는 나름대로 孝와 상관관계가 있을 듯하다. 어머님 오래 사시면서 많이 우세요. 기쁜 일로만 우시게 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2008. 8. 8. 梨湖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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