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인복지 소고

니이구 2007. 12. 27. 08:05
노인복지 소고(小考)
강구인 용인시 홍보협력담당
2007년 12월 26일 (수) 15:29:36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 강구인 용인시 홍보협력담당  
 

 요즈음 노령연금과 관련 별반 소득이 없으신 노인들은 기대감이 자못 큰 것 같다. 국민연금의 수혜가 적은 터에 노령연금을 받는 것이 조금은 삶의 고단함을 달래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득이나 재산이 없으신 65세 이상의 노인들께 매월 8만여 원을 2008년부터 점차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한 17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이 한결같이 상향 지급하겠다는 공약이 있었으니, 만시지탄이나 반가운 일이다. 정부차원에선 재원이 부담도 되고 어르신들 개개인에겐 또 적은 금액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식들이나 사회 어느 곳에서도 받지 못하던 대우를 국가에서라도 받는다는 데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각 정권에서 갈구하던 복지국가 초석의 계기가 되리라.
 사실 이유야 어쨌든 나부터도 시골에 어머님이 홀로 계시는데,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용돈이라고 조금씩 드리나 항상 죄인의 기분을 떨칠 수 없다. 이것이 이 시대 서민들의 자화상이리라. 지금의 노령연금 수급대상이신 노인들이 지난 60~70년대 가난극복의 주인공이시다. 우리가 어리던 그 시절은 지독히도 가난했다. 국가에서도 우선정책이 배고픔 극복에 치중되었고, 지금 생각에도 무지하게 부지런했던 조상님들과 현재의 노인들 덕분에 몇 만 달러라는 국민소득이 현실화되었다. 모두가 이 분들의 허리띠 길이에 반비례한 결과다. 지금은 그리도 흔한 쌀 대신 피죽, 개떡, 수제비, 호박범벅, 강보리밥이라는 음식들이 처절한 삶의 수단이었는데, 이제는 별미라는 호칭으로 현대인의 웰빙식품이라는 사치식품이 된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냄새도 역한 보리쌀 섞인 누런 정부미로 도시락을 싸가던 일들은 지금도 생각하기 싫은 그 시절의 현실이었다.

 암울했던 시대를 그렇게 나라와 자식들을 위해 굶기를 밥먹듯 하며 희생 속에 살아오셨는데, 이제는 힘없고 가진 것 없어 힘들게 사신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당연히 사회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분들에게 청춘을 되돌려줄 순 없지만 뭔가는 보람을 안겨드리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차원의 노령연금인데, 항간에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들려온다. 기준치 이상의 재산이나 현금보유 시에는 수혜자가 못된다는 것을 핑계로, 자식들이 부모님들이 소유하신 재산이나 예금통장을 자기들에게 명의이전하라고 꼬드기는 볼썽사나운 꼴이 있다는 것이다. 벼룩이 간을 내어먹을 자들이다.

 이참에 노령연금 시책의 더 강력한 보완책을 생각해본다. 복지시책을 국가에서만 맡을 것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의무화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있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자식들이 무일푼이면 어쩔 수 없지만, 재산이 있으면서도 가정문제로 부모님들이 독홀몸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자식들 재산이나 봉급의 일정비율을 부모님께 지출되도록 법제화하면 어떨까 한다. 행정의 전산화로 소득파악이나 가족관계 파악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며, 법을 제정한다고 반대에 부딪힐 이유 또한 없을 것이다. 직접 자식에게서 부모에게 지출하는 방법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면, 국가에서 세금처럼 강제 징수해 지급해도 될 것이다.

 자식들이 충분히 부모를 모실 수 있는 부분은 국가가 개입해 자식들이 해결하도록 제도화하고, 무자식에 정말로 어려우신 노인들만 국가에서 부조한다면, 연금재원도 탄탄할 것이고, 취지 또한 명확해지리라 본다. 또한 현재의 각종 연금의 재원고갈 문제를 시행초기부터 미리 짚어 나중에 빛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도록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는 범국민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송강 정철은 “이고진 저늙은이 짐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조차 지실까.”라고 노인들의 애처로움을 읊었다. 물리적인 무거움만 느끼면 그래도 나을 텐데, 현대를 사시는 노인들은 정신적인 무거움에 더 괴로워하신다. 우리 주변에는 무거운 짐과 외로움을 이고진 노인들이 많다. 고령사회와 핵가족화에 따른 다각적인 노인복지정책이 계속되었으면 한다. 재정지원과 외로움 해소책과 질병으로부터의 해방정책 등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 안가 우리 세대가 당면할 문제이기도 하다. 새 정부가 탄생한다. 최대 화두로 '세계 최고 선진 노인복지'가 국가적 이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