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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인(용인시 홍보협력담당) |
| 전 국민이 그리도 바라던 새해가 밝고 또한 새 정부가 탄생하는 해이다. 새로운 무자년(戊子年)을 맞으면서 모든 국민의 바라는 바를 '선물'이라는 어휘를 빌려 표현해 보고자 한다.
우선 선물이라는 말의 뜻을 대강 짚어보건대, 우리 미풍양속에는 세밑에 정성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오면서 선물이 변질되어 뇌물이 되는 등의 부조리(不條理)가 회자되고 있다. 선물 중에 세밑 선물은 세의(歲儀)라 하고, 새 며느리의 근행(覲行)을 통하여 사돈 사이에 처음으로 주고받는 선물은 '첫풀이'라 하며, 혼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안팎 사돈끼리 생일날 같은 때에 보내는 선물은 '소두'라 했다. 떠나는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을 선물로 주는 것은 행자유신(行者有)이요, 옛날에 미나리를 임금에게 바쳤다는 데서 유래한 헌근지의(獻芹之意) 또는 헌근지성(獻芹之誠)은 정성을 다하여 남에게 선물이나 의견을 올리는 마음을 표현한다. 반면에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買收)하여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하여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은 뇌물(賂物)이라 하는 바, 선물로 보낸 물건을 되돌려 보내는 반벽(返璧)이라는 말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얼마 전 결혼기념일에 마누라에게서 속옷과 손수건 선물을 받았다. 해마다 내가 꽃 몇 송이를 줬었는데, 이번에는 쑥스럽게 내미는 마누라 손의 선물을 보고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싹 가셨다. 집안이 편하려면 마누라를 부처님 모시듯 하라고 하신 갑사 주지스님의 모 방송국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앞으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으니, 마누라가 알든 모르든 간에 마음의 선물로 답한 셈이라고 자위해 본다. 우리는 선물에 대하여 인색하다. 또한 칭찬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어느 교육장에선가 강사가 하루에 한 번씩만 칭찬하라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자식이 되었건 마누라가 되었건 칭찬하고 나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저절로 된다고 했다. 일상에서 실천하려 하나 왠지 쑥스러울 뿐이다. 선물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군대시절 부모님의 25주년 은혼식(銀婚式) 선물을 마련하여 전달하던 기억이 새롭다. 7천원의 월급을 몇 달치 모아 어머님에게는 스카프를, 아버님에게는 가스라이터를 드렸던 기억이 있다. 스카프에는 매점아가씨에게 부탁하여 '축 은혼식'이라는 글귀를 수놓고, 라이터에도 글자를 새겨 드렸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유품 정리 시에 고이 간직된 라이터를 보고는 찡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벌써 24년 전의 일이고,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21년이 되었으니, 아마도 아버님께 드렸던 마지막 선물이었던 것 같다. 아버님이 살아계시면 올해 음력 10월 말일이 금혼식(金婚式)이신데, 이제는 선물을 드릴 수 없으니, 어머님께 두 배로 드리리라 다짐해본다.
또 매년 어버이날이면 아이들이 예전 어버이날에 썼던 편지를 꺼내 읽어보곤 한다. 고사리 손으로 연필에 침 묻혀가며 삐뚤빼뚤 써 내려간 편지를 읽다 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더한 선물이 없는 것 같다. 이제는 좀 컸다고 카네이션 한 송이로 일관하지만 매년 읽어보아도 좋은 편지들이 크나큰 마음의 선물로 자리매김한다.
새해가 밝았기에 서로 간에 덕담과 선물이 오갈 것이다. 마음에 부담이 없는 정리 차원의 선물이어야 하겠다. 큰 선물을 받으면 좋아야 하는데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반찬 선(膳) 글자그대로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고깃근이나 끊고 고등어나 한 손 사다가 부모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선물을 생각하였으면 한다. 또한 새 정부가 탄생하면 국민들에게 특히 서민들에게 숨통이 확 트이는 선물다운 정책이 줄을 이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