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러기아빠

니이구 2008. 4. 24. 09:50
 

기러기 아빠     2008. 1. 14  梨湖

지자체마다 영어교육문제로 고민이다. 제도권 속의 원어민 교육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영어마을 문제는 주민들 찬반의견에 맞물려 있다. 용인시도 외국어대학교의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한 영어마을을 추진하려는데, 기존 영어마을에서 나타나는 경제성과 관련하여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에서도 이렇다할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어 사회문제인 터에 지자체라도 자라나는 새싹들의 교육환경을 일신하겠다는데, 교육계획의 큰 것은 보지 못하고, 손익만을 따지는 반대를 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구나 현재의 교육시스템에 허리가 휘는 서글픈 부모들에겐 더하다. 반대의 정당한 명분이 있다면, 당연히 대안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자식교육문제와 관련하여, 연속극을 좋아하는 엄마들은 물론 아빠들까지 가슴 찡하게 하는 주말극이 방영중이다.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을 때의 아내’라는 뜻의 성어(成語)가 제목이지만, 내용은 이시대의 갈 곳 잃은  ‘기러기 아빠’의 서글픈 항변인 듯 하다. 나 또한 중고생을 자녀로 두고 있으며,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처지기에 어쩌면 그 주인공이 나의 전령이 아닌가 하며 비감(悲感)을 공감한다. 작가 의도는 잘 모르지만, 어려운 현실 속 가장들의 처절한 모습을 잘도 그려내고 있다.


안사람도 같이 시청하며 슬픈 감정에는 이입되는 듯한데, 가장으로서의 주인공처럼, 가족을 위한 우리들 모든 가장들의 힘든 마음은 얼마나 헤아리는지 모르겠다.


예전부터 ‘맹모삼천지교, 한석봉 어머니의 떡 썰기’등과 같이 교육문제와 관련된 어머니들의 이야기에서 보듯, 그 당시의 자식교육은 가정내부 문제로 생각했던 듯싶다. 60~70년대엔 그 비싼 소를 팔아서 대학을 간다하여 ‘우골탑(牛骨塔)’이란 말이 사회문제화 되더니, 요즈음은 ‘기러기 아빠’와 같이 범국가적인 문제로 교육문제가 신경 쓰인다. 교육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겠다. 그러나 또한 이렇다할 해결책이 없음도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회자되는 ‘기러기 아빠‘의 기러기란 동물을 살펴보자. 일단 짝을 이루면 사별 후에도 절대 다른 짝을 선택하지 않는 지조(志操)의 동물이며, 갈대를 배경으로 한 기러기 문양이 많은데, 이는 늙어서도 편안하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갈대와 기러기는 노안(蘆雁)으로 표기되며, 이것을 노안(老安)으로 비유하여 해석해 왔다.


기러기 연구에 의하면, ⋀자로 날아가는 기러기 떼는, 서로간의 날개 짓에서 만들어지는 상승기류로 더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과학을 일깨우고, 한 마리가 대열에서 조금이라도 이탈하면 그 기러기는 대기의 저항을 받게 되어, 이탈했던 대열에 재빨리 합류하여야만 하는 사회성을 시사한다. 가장 힘이 센 선두기러기도 지치면 뒤쪽으로 물러나고, 금방 다른 기러기가 대신한다. 뒤따르는 기러기들은 앞서가는 기러기들의 속도유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계속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또, 한 기러기가 낙오되면, 다른 두 마리가 낙오된 기러기가 지상에 내려갈 때까지 보호해 주고, 낙오된 기러기가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아니면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함께 보호하다가, 뒤에 오는 다른 기러기 떼에 합류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인간사회에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가장 이상적인 행동패턴을 하찮다고 여기는 동물들이 대신 보여주는 것 같아 자연법칙의 위대함에 저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시대의 ‘기러기 아빠’들은 무엇을 위하여 그리도 어렵게 살아야 하는가. 전국의 아빠들이여, 이 참에 실제의 기러기처럼 ⋀자 대열에 동참하여 돕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서로 북돋으며, 난세를 과학적으로 헤치고, 지혜를 나눠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희생으로 일관하는 가장들의 설움이 말끔히 해소될 수 있다면, 기러기들의 신선한 합창도 같이 하리라. 교육문제만큼이라도, 새 시대엔 보다 희망찬 모습이 연속극에 방영되어 웃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기러기 아빠’라는 단어가 없는 미래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