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My dear....경기일보 기고문

니이구 2008. 1. 7. 07:48
 

경기일보 2008-1-5  HOME > 오피니스 > 살며 생각하며


여보 ! 사랑해.

모 방송국의 매주 일요일 아침 프로그램에 시골 노인들과 함께 하는 것을 거의 매주 시청한다.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생각함은 물론 출연하시는 70~80대 노인들의 고생담에 내가 어려서 자라던 시골의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전국을 순회하며 제작되는 프로그램인데도 매회 대강의 줄거리는 가난을 이긴 힘든 생활, 남정네의 주색잡기와 부인의 순종, 많은 자식을 낳아 기른 이야기 등 슬프고도 대견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이 공통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여보 ! 사랑해.”라고 마무리 짓게 하는 면이 불효자식들의 많은 심금을 울릴 것 같다.


우리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보아온 것이 있다. “여보 ! 사랑해.”는 연속극에서만 나오는 대사로 알고 지냈다. 나와 같이 있던 그 시절의 아버지는 그냥 근엄하고, 어머니는 마냥 가족을 위해 일만 하시는 것으로 알았다. 부모님들이 그 흔한 “사랑해”소리를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하고 자라왔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기에 “사랑해”라는 말이 당신들이나 우리들이나 쑥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세월이 변하여 시골에 계신 우리 부모님들이 저렇게도 적극적으로 “사랑해” 소리를 하는 것을 보고 재미도 있지만, 가끔은 나의 눈가에 카타르시스적인 눈물이 비치게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나는 어머님이 시골에 홀로 계시고, 아버님은 21년 전에 돌아가셨다. 부모님의 서로간의 애정표현을 볼 수 없었는데, 당신들의 가슴에도 남녀간 애정감정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우리 자식들이 모두 출가하고 나서 어머님이 아버님의 사진을 소중히 하시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알았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는 것이 한(恨)이 되면서도 제대로 된 효도한번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야속(野俗)하다.


나는 노부부의 “여보 ! 사랑해”대신 “아버님 죄송합니다. 어머님 사랑해요”로 대신하면서 본 프로그램이 좀더 확대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그러면서도 현재 옆에 있는 마누라에게도 결국은 마음속으로만 “여보 ! 사랑해”하고 마는 것은 어인일일까.


새해가 밝았다. 전국의 모든 가정에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화두(話頭)가 될 수 있는 말인 “여보 ! 사랑해.”라는 말이 넘쳤으면 좋겠다. 올해는 제발 이혼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을 인(忍)자와 희망찬 앞날을 그려보면서...

                                                                    2008. 1. 5 용인시 홍보협력담당 강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