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대통(運數大通)
엊그제 입춘(立春)과 설이 지나면서 무자년(戊子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골 안방에선 이미 고추모가 움을 틔워 자라고 있으니 농사철 또한 시작되었다. 이렇게 새해의 모든 것이 시작될 즈음이면, 우리나라 아줌마·할머니들에겐 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연례행사가 있게 마련이다. 인간이면, 종교가 있든 없든, 갈구하는 개인의 나아가 가족과 국가의 안녕을 점(占)쳐 보는 행사다. 신이 아니고 나약한 인간의 틀을 벗어날 수 없기에 해마다 되풀이되고, 비과학적이라 하나 그 또한 증명할 길이 없다.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기복신앙(祈福信仰)으로 치부하면 될는지.
우리 내자(內子)도 시골에서 설을 쇠고 와서는 사촌 동서와 함께 경북예천에 소재한 모(某)암자엘 다녀왔다. 처녀 때나 젊은 각시 시절에는 생각지도 않던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우리네 아줌마의 전형을 따라가는 느낌이다. 본인도 이제는 자식들과 직장인인 남편과 시부모님과의 관계 등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서 오는 사회적 갈등(葛藤)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하루를 꼬박 다녀오고서도 피곤하다기 보다는 어머님 칠순잔치 문제, 내 문제, 본인 문제, 자식들 문제 등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가 잠이 든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워 보인다. 종교나 미신의 차원을 떠나서 보기 좋았다.
나도 내심 올해 칠순이신 어머님의 잔치를 가족여행으로 대체하고자 생각하던 차였고, 직장문제도 생각하는 바가 있었는데 맞는 것도 같고, 내자 본인과 아들의 운세는 직접 보살(菩薩)에게서 들은 바 기분 좋아라 하니 다행이었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나의 운세엔 재물(財物)이 없다는 것은 맞지 않기를 바라는데도 왜 그리 신통하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긴 취미조차도 글쓰기에, 선비정신만 읊조리고 있으니 어쩌랴. 이렇게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할 따름이다. 그저 아들이 크게 될 수 있다는 희망에 좋아라하는 내자의 마음에 박수나 쳐줄 수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운수(運數)란 이미 정하여져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하늘이 정한 운명과 저절로 오고 간다는 길흉화복이라 한다. 불확실성의 시간대를 살아야 하는 인간들이 그리 알고자 했어도 밝혀내지 못한 영적(靈的)인 분야이기도 하다. 우주시대의 과학으로도 끝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저 막연히 대길(大吉)하기만을 바라는 것이 우리네 처지다. 새날의 희망에 좋은 운수를 바라는 마음 어쩔 수 없는 인간본심이다. 한 가지 본인 각고(刻苦)의 노력만 더한다면 운(運)이 따르기가 쉽다고 보는 것은 만인이 아는 터이다. 대한민국이 올해는 성운(盛運)이 예상된단다. 개인과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과 국가의 앞날에 만사형통(萬事亨通)과 운수대통(運數大通)을 기원하여 본다. 戊子年(2008) 陰 1.4 梨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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